저는 사실 중국 드라마를 좋아해요. (비쟈 레터에서는 무려 두 번째 고백입니다) 하지만 중국 드라마는 너무나 영업하기 어렵더라고요. 주변에 아무리~재밌다고 소개해도, 다들 왠지 모를 마음의 장벽을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그런 제가 드디어 동거인(이자 남편)에게 영업을 성공한 드라마가 있어요. 이쯤 되니 저도 약간 자신이 생겨서 비쟈 친구들에게도 소개를 해줘야 다 싶더라고요.

여러분도 혹시, "아 중국 드라마는 아냐 못 보겠어~ "라고 해도 잠깐! 이 드라마만 한 번 봐주고 가요. 바로 <도화년>입니다.

빠르게 줄거리부터 소개해 드릴게요. 여기 서로 앙숙인 부부가 있는데요. 주인공인 공주님과 부마(남편)입니다. 둘은 정치적인 이유로 서로 척을 진 후 별거한 지 오래고, 공주님은 애인(!)과 살고 있다가 독살을 당해요. 당연히 자신을 죽인 건 부마일 거라고 확신한 공주님은 죽기 전 남편을 죽여달라고 유언하고, 결국 부마도 공주님을 따라 죽습니다. 

그런데 죽은 줄 알았던 이 두 사람은 20년 전, 결혼하기 전으로 타임슬립하게 돼요. 서로 시간을 거슬러 돌아왔다는 것을 확인한 둘은 이번 생에는 얽히지 말자며 엄포를 놓지만, 점점 전생에서 몰랐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애틋한 마음이 생겨나죠.

줄거리를 들으면  '어디 인터넷 소설에서 나온 이야기 같은데...'하실지도 몰라요. 네 맞습니다. 중국에서 유명했던 인터넷 소설 원작이거든요. 그런데 이 인터넷 소설의 마라맛에 한 번 길들여지면 그렇게 중독적일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눈으로 귀로 보는 화려한 이야기는 이게 뭐야 하면서도 술술 넘어가기 마련이죠. 스케일이 큰 중국 드라마 답게 매번 주인공들의 현란한 의복이 바뀌는 데요. 이게 또 보는 재미를 무시할 수가 없더라고요. 공주부(공주가 사는 곳)의 화려한 인테리어도 가끔 보다가 깜짝 놀랄 정도고요. 

무엇보다 저는 설거지할 때, 청소할 때, 빨래 갤 때 이 드라마를 그냥 계속 틀어놔요. 엉성한 권모술수도, 두 사람의 꽁냥대는 러브라인도 복잡하지 않거든요. 적당한 긴장감에 빠른 전개가 딱 집안일 템포에 맞달까요. 

전반적으로 유쾌하기도, 간질거리기도 하는 이 가볍지만 화려한 <도화년>은 중국 드라마만이 가진 매력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아무리 봐도 줄어들지 않는 넉넉한 회차도 포함해서요.

이번 주 이것저것 찾다가 지쳤다면,

한번 틀면 한 달은 콘텐츠 걱정 없는

회차 넉넉한 중국 드라마는 어떠세요?

유치한 게 때로는 제일 재밌잖아요.